나의 첫 고양이
도우의 이야기
우리 집에는 지금 13살 된 귀여운 어르신 영수와 5살 천방지축 공주 효봉이가 함께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효봉이가 오기 전, 도우가 살아있던 시절의 이야기다.
2016년 12월, 동생이 일하는 곳 사장의 와이프가 임신을 하면서 기르던 고양이를 입양 보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는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데리러 갔다. 그렇게 우리 집에는 도우와 영수가 오게 되었고, 두 고양이는 삼촌과 조카 관계였다. (도우 삼촌, 영수 조카) 처음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었지만, 다행히도 집고양이로 길러지던 아이들이라 우리 집에 무난히 적응해 주었다. 우리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존재였다. 그때 도우는 8살, 영수는 3살이었다.

도우의 투병
도우는 원래 눈이 크고 인상이 독특한 아이였다. 귀엽고 사랑스러웠지만, 어느 날 갑자기 입에서 피를 흘렸다. 깜짝 놀라 병원으로 데려갔더니 치주염이 심각해 치아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회복이 더뎠다. 병원에서는 나이가 많아 마취에서 깨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도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병원에서 점점 더 힘을 잃어가는 도우를 보며 퇴원을 결심했다. 의사는 병원에서 좀 더 지켜보길 권했지만, 도우를 집에서 간호하고 싶었다.
집으로 데려온 후, 동생과 나는 번갈아 가며 밀착 간호를 시작했다. 사료를 불려 죽을 만들고, 주사기에 넣어 억지로라도 먹였다. 다행히 도우는 잘 받아먹었다. 며칠을 밤낮으로 간호한 끝에, 어느 날 도우가 스스로 일어나 밥을 먹으려 했다. 그 순간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 하지만 도우는 이전과 달랐다. 뇌에 이상이 온 건지, 치매 증상을 보이며 갑자기 발작을 하기도 했다. 여기저기 부딪히는 일이 많아져 울타리를 만들어 보호해야 했다. 새벽마다 도우가 발작을 일으키면 벌떡 일어나 꼭 안아주었다. 나는 일을 다니고 있었기에 밤을 새우는 일이 점점 힘들어졌지만, 도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품고 정성을 다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도우의 상태는 악화되었고, 점점 일어나지도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도우와의 마지막 순간
2020년 11월의 어느 날, 출근 준비를 하던 내 앞에서 도우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마치 “잘 다녀와”라며 인사하는 듯했고, “그동안 고마웠어, 많이 보고 싶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너무 놀라 다가가 “도우야, 힘들게 일어나지 말고 누워 있어”라고 말하며 도우를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 순간, 이상한 예감이 들었지만 애써 마음을 다잡고 출근했다.
그리고 오전 중, 동생에게서 도우가 떠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급히 퇴근해 집으로 달려가 도우를 안고 동생과 함께 울었다. 그리고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찾았다. 처음 가보는 장례식장은 예상보다 컸고,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있었다. 어떤 아주머니는 통곡하며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있었다. 사랑받았던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드디어 도우의 차례가 되었다. 담당자가 도우를 관에 넣고 꽃을 채워주었지만, 나는 도우를 바라보느라 그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못했다. 도우를 떠나보내며 못 해준 것만 떠올랐다. 울지 않으려 애썼지만, 우리의 첫 고양이를 이렇게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서러웠다.
화장이 끝난 후, 작은 단지에 담긴 도우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이제 도우는 우리 곁에 없었다.
도우야, 사랑하고, 그리울 거야.